11월 15일 한이음 공모전 3차평가에 다녀왔다. 작년에는 비 오는 날 상공회의소에서 했었는데 오늘은 날씨도 좋고 무엇보다 집에서 바로 버스로 갈 수 있는 코엑스에서 해서 좋았다.
3411번을 타고 9시 50분 쯤 삼성역에 도착했다. 3411을 타면 보이는 키 큰 건물이 코엑스 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무역센터 건물이었다. 코엑스는 그 옆에 더 낮은 건물이었다. 코엑스 가기전 무역센터를 지나쳐가면서 '혹시 승재가 무역센터를 코엑스로 생각하고 길을 잘못찾진 않겠지' 생각했는데 정말 승재는 무역센터를 코엑스라 생각하고 길을 헤매서 늦었다. 동건이가 혼잣말로 승재씨 얼른 뛰어와서 여기 머리박으라고 전하라고 나보고 그랬다.
원래는 10시 45분에 코엑스 1층에 모여서 가기로 했다. 근데 어제 발표연습을 하니 작품 설치 전에 한두번은 꼭 연습해봐야할것같아서 10시로 당긴거였다.
시연장소는 2층 아셈볼룸 이었는데 우리는 1층에 10시에 도착해서 30분을 헤매 겨우 도착했다. 아셈볼룸은 상당히 코엑스 안쪽에 있었는데 만약 원래 정했던대로 10시 45분에 만나기로 했다면 패닉상태로 발표를 하지 않았을까
30분 일찍 도착해 다같이 시연연습을 했다. 어제도 발표연습을 했는데 열두시간 지났다고 나도 타이밍을 다 까먹었다. 내 역할은 발표하는 동건이 옆에서 시연을 도와주는 거였는데 (페이지 이동, 코드 복사복붙 제출 실행 등) 조금 버벅였다.
11시부터 30분간 작품설치시간이라 작품 설치하러 들어갔다. 작년에는 팀 당 방을 한개씩 줬는데 이번에는 방 하나에 네팀이 들어가서 작품 설치를 했다. 전달받은 타임테이블 시간에 공중에서 분해되는 시간이 있길래 이때 밥먹고 오라는건가? 싶었는데 이런 이유였구나.
네 팀 중 우리팀만 웹이라 작품 설치할게 없었다. 우리가 확인할 건 단지 와이파이... 나머지는 다들 하드웨어 팀이었다. 성훈이가 우리 팀 앞에서 작품 설치를 했는데 관계자 분이 '여기는 웹 서비스 팀이니까 이쪽 팀(성훈이네 팀) 한테 공간을 조금 양보해주시면 좋겠어요' 라고 했다.
남들 작품 설치 하는동안 우리는 설치를 다 끝내고 셋이서 발표연습을 했다. 두번정도 하고나니 관계자분이 들어와서 이제 마무리하고 나가야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심사위원들이 들어오셨다. 주위를 둘러보니 나와 승재만 있었다. 서둘러서 나갔다..
대기실에서 대기하는데 노트북도 대본도 모든 걸 다 두고나와서 뭘 할수있는게 없었다. 화장실 다녀오고 어쩌고 하니 11시 47분 이었고 50분 발표라서 미리 가서 대기했다. 셋이서 화이팅 한번 하고 발표하러 들어갔다.
자리에 앉아있는 심사위원에게 전날 열심히 인쇄한 요약본을 나눠드리고 '저희는 웹 서비스 팀이기 때문에 포스트잇에 서버 주소와 아이디 비밀번호를 적어드렸습니다. 로그인하셔서 서비스 이용 부탁드립니다' 라고 했다.
발표를 시작했다.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동건이 대본도 넘겨주고 내 대본도 열심히 넘겨가면서 시연을 했다. 채팅 기능에선 승재가 1인 2역을 하면서 두대의 노트북으로 채팅을 치고 나는 정신없이 동건이가 말하는 타이밍에 맞춰서 기능 시연을 했다.
시연은 구멍나는 부분 없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그다음에는 질의시간을 가졌다.
질문은 예상했던 질문들이 나왔다. '프로그래머스와 백준 등 기존에 존재하던 서비스와의 차별점이 있는지?' '정답여부 비교를 테스트케이스로 비교하는데, 이때 단순 출력으로 테스트케이스를 비교하는건지?' 앞부분은 승재가 대답하고 뒷부분은 동건이가 대답했다. 다 준비해놨던 질문들이라 다들 잘 대답할 수 있었다.
좀 마음이 아팠던 건 UI가 조금 불편한 부분이 있다고 까였다. UI 디자인 내가 한건데 조금 슬펐다.
작년에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질문들이 나왔다. 심지어 동작도 안되던 상태라서 많이 당황한 상태였는데 올해는 시연도 잘했고 질문도 예상한대로 나왔고 답변도 잘했고 심사위원들 분위기는 작년과 똑같이 냉랭했지만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어제 발표연습을 하면서 동건이랑 '미리 심사위원들 계정을 만들어 가야할까?' 싶어서 만들어갔는데 만들어가길 잘했다. 우리가 발표하는동안 전부 접속하셔서 서비스 이용을 했으니까 (우리는 귀찮아서 안할 줄 알았다)
발표는 성공적으로 끝났다. 밥먹으러 가는데 코엑스 1층에서 결혼식을 하더라. 승재가
승재: '우리 저기 가서 뷔페먹고올까요?'
동건: '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데?'
다들 정장차림 이라 (승재는 코트) 가능은 할 것 같았다. 말만 그랬지 햄버거 먹었다.
점심 먹으면서 발표 때 있었던 얘기를 했다. 심사위원들 반응 얘기를 하는데 승재가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서 다행이에요, 그 가운데 있었던 그 분 되게 좋아하시지 않았어요? 근데 맨 오른쪽 분은 되게 표정 별로였던 것 같아요. 표정 별로였던 분 한 두세명? 있었는데 나머지는 되게 표정 밝더라고요?' 동건이도 공감하는 눈치였다
동건이는 발표하니까 심사위원들 표정을 다 봤고 승재는 채팅만 치면 되니까 분위기 파악을 할 수 있었나보다. 나는 옆에서 열심히 노트북 화면 보고 질의시간에는 질의 답변 하는 승재얼굴만 보느라 못봤는데
밥을 다 먹고 다시 되돌아가는 길에 승재가 '저 조금 가능성을 본 게 아까 제가 좀 도청을 했는데 시연이 안되는 팀이 있던데요? 막 서버가 갑자기 안돼서 아 그냥 그거 보여주지마 이러고 어디는 아니 아까는 됐는데 설치하니까 왜 시연이 안되지 이러고 그리고 한 팀이 시연이 안됐다는 걸 제가 들었어요 그걸 들으면서 속으로 '아 그대로 되지마라' 라고 기도했어요' 그랬다.
동건이가 자기도 들었다면서 굉장히 뿌듯하다고 그랬다. 우리팀원이지만 가끔 보면 악마같다. 우리팀이라 다행이다.
밥을 먹고 성훈이 시켜서 사진찍고 1시에 인터뷰를 하러갔다. 작년에도 인터뷰 했었는데 10분 했었다. 근데 오늘은 각잡고 30분했다.
인터뷰는 굉장히 즐거웠다. 동건이는 팀장이지만 팀원같은 팀장 김동건, 나는 팀원이지만 팀장같은 팀원 김민지, 승재는 그저 평범한 팀원 오승재 라고 소개했다.
동건이가 인터뷰라고 은근히 포장해서 대답하려 하길래 동건이 말 끝나자마자 내가 솔직하게 얘기했다. 질문 중 '멘토링을 통해 배운점이 있는지' 가 있길래 내가 '멘토링을 통해 배운 건 없습니다. 멘토에게 하고싶은 말은 멘토 이렇게 할거면 내년엔 멘토 하지 말고 회사나 열심히 다니시라고 전해주세요' 라고 말했다.
서로의 팀원에게 하고싶은 말을 할때는 울었다 ㅇ3ㅇ... 그동안 팀원들에게 생각했던 고마운 점을 말하려니까 울컥했다.
동건이에게는 많이 미안했다. 동건이 혼자 서버를 담당하면서 갈아엎은 적도 많고 많이 힘들었을 텐데도 끝까지 해준게 너무 고마웠다. 동건이 아니었다면 구현자체도 못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승재는 처음 UI 디자인을 했을 때 디자인 하면서 승재가 이걸 할 수 있을까? 수십번도 넘게 생각했고 이대로 구현해달라고 했을 때 승재가 '네' 라고 대답했을 때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근데 일주일 뒤에 내가 부탁한대로 UI를 구현해온게 너무너무 신기했다.
나는 대학교 졸업 전에 HTML/CSS를 배워서 나만의 블로그를 만드는 꿈이 있었다. 근데 다른 언어랑은 달리 CSS는 공부를 해도 빨리빨리 실력이 늘지 않고 언제나 제자리걸음 이었다. 근데 승재가 CSS 구현한 걸 보고 그리고 승재의 도움으로 잘은 못하지만 사람과 비슷하게 이제 구현할 수 있다.
두 팀원에게 너무 고마웠던 거는 멘토가 전혀 관심이 없는 팀은 흐지부지 되기 마련이다. 여기서 누구라도 멘토의 역할을 해주지 않으면 이 팀은 망하게 될거라는 걸 느꼈다. 그래서 첫날 만나자마자 어떻게 해야 될지 가이드라인을 잡고 규칙(만나는 날, 회의 등) 만들고 승재와 동건이에게 각자 뭐해야할지 역할분담도 주로 내가 했었다. 나는 이 둘이 싫다는 말 하나 없이 다들 자기가 맡은 일을 해준 것에 너무 고마웠다. 승재랑 동건이도 초반에 내가 잡아주고 어떻게 해야할지 길을 터주어서 이렇게 까지 온거라고 말했다. 다들 서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했는데 다들 힘들었지만 서로에 대해서 고마워하고 있었다는게 느껴져서 기분이 좋았다.
인터뷰가 끝나고 사진을 찍었다. 초반에는 진지한 포즈도 잡고 하트도 하고 브이도 했다. 포즈 소재 고갈이 되었다. 개인컷도 찍고 마지막 두장을 남긴 상태에서 내가 좀 웃기게 해보자 라는 말에 동건이는 둘이서 나를 ㅇ<-< 이렇게 들어서 찍어보자고 했다. 승재가 '전 괜찮은데 그거 은근 힘들어요' 라고 했다. ...?????? 이때까지도 상황파악이 안됐다.
근데 동건이가 갑자기 가마를 태우자면서 가마를 만들었다. 승재도 보고서 가마를 만들었다. 나는 거기에 탔다. 그러고 들어올리고 찍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터뷰까지 다 끝나고
예쁘게 사진찍고 승재와 동건이는 집가고 나는 프로보노 발표 준비를 했다.
얘드라 다들 고생많아써 ✧*。٩(ˊᗜˋ*)و✧*。
한이음 장려상 프로보노 은상 탔어요!
동건아 승재야 소희야 재동오빠 고생했어٩(ˊ ᗜˋ*)و